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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고 손에 땀이 차기 시작하면 손가락 사이가 유독 간지러운 사람들이 있다. 직장인 이진헌 씨(29)도 그중 한 명이다. 이씨에게 이런 증상이 반복된 지 벌써 2년째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며칠이 지나자 작은 수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엄지 손톱 끝부분과 손가락 옆면에 수포가 생겼고, 시간이 지날수록 피부가 벗겨지고 가려움도 심해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이씨는 '한포진' 진단을 받았다.
◇한포진, 자꾸 재발하는 손발 물집
한포진은 손바닥이나 손가락 옆면, 발바닥에 작은 수포가 반복적으로 생기고 가려움이 동반되는 재발성 습진성 피부질환이다. 증상이 호전됐다가도 스트레스나 자극에 의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땀은 주요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한포진'의 '한'도 땀을 뜻하는 '汗'자를 사용할 정도로, 여름철처럼 땀이 많이 나거나 손발에 땀이 잘 차는 사람에게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세제, 고무장갑, 화학약품, 기름, 니켈·크롬·코발트 같은 금속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주부, 미용사, 간호사처럼 손에 자극 물질이 자주 닿는 직군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금속 알레르기, 흡연, 피부 곰팡이 감염 등과의 관련성도 보고되고 있다.
◇작은 물집과 심한 가려움 동반
한포진은 발바닥에도 생길 수 있지만, 주로 손바닥이나 손가락 옆면에 나타난다. 실제 환자의 약 80%는 손에만 증상이 나타난다. 특징적인 증상은 1~2mm 크기의 작고 투명한 물집이다. 물집은 쉽게 터지지 않고 여러 개가 모여 나타나며, 모양이 타피오카 알갱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집이 생기기 전부터 손발이 가렵고, 물이나 비누에 닿으면 가려움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열감이나 따가운 느낌이 동반되기도 하며, 작은 물집들이 합쳐져 큰 물집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한포진은 대개 2~3주 지속되다가 물집이 마르고 피부가 벗겨지면서 호전된다. 그러나 재발이 흔해 계절이나 스트레스, 자극 물질 노출에 따라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할 수 있다.
◇무좀·주부습진과는 달라
한포진은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다만 손발에 물집이나 각질이 생기는 다른 피부질환과 겉모습이 비슷해 구분이 필요하다.
주부습진은 대체로 손바닥이나 손가락 바닥이 건조해지고 각질이 벗겨지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반면 한포진은 손가락 옆면이나 손바닥·발바닥에 작은 물집이 생기고, 물집이 마른 뒤 피부가 벗겨지는 경우가 많다.
발에 생기는 무좀도 한포진과 헷갈릴 수 있다. 무좀은 발가락 사이가 가렵고 피부가 벗겨지는 증상이 흔하지만, 한포진도 발가락 옆쪽에 물집이 생길 수 있어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증상이 반복되면 무좀균 검사 등을 통해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좋다.
◇한포진, 이렇게 관리하세요
한포진이 생겼을 때는 물집을 억지로 터뜨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병변이 주변으로 번지거나 2차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집이 올라왔을 때는 하루 3~4차례 멸균생리식염수로 물찜질을 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평소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세제나 약품, 금속 물질처럼 손에 자극을 주는 물질과의 접촉은 줄이는 것이 좋다. 손을 씻을 때는 순한 세정제와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씻은 뒤에는 물기를 충분히 말린 뒤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작업이나 집안일을 할 때는 장갑을 착용하되, 장갑 안에 땀이 차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필요하면 비닐장갑 안에 흰 면장갑을 함께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손발 다한증이 있다면 땀이 차는 환경을 줄이고 다한증을 함께 조절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물집이 넓게 번지는 경우, 진물이 나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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